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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Fate 성지순례 후기 | Fate/stay night, UBW 무대탐방 가이드

보별 2026. 2. 13. 18:35

15년 넘게 Fate 시리즈를 좋아해 온 팬으로서, 직접 다녀온 도쿄 근교 Fate 무대탐방 후기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이번 글은 단순한 여행 후기보다는, 도쿄 쪽에서 Fate/stay night와 UBW 배경지를 돌아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가이드에 가깝다.

나 역시 무대탐방을 준비하면서 정보를 여기저기 찾아봤는데, 막상 직접 가 보니 동선이나 위치감,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 같은 건 실제로 다녀온 사람의 후기가 훨씬 도움이 됐다.
그래서 페이트 성지순례를 계획하는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하였다.

아래 링크는 직접 만든 페이트 무대탐방 지도다. 이 글과 같이 띄워 두고 보면 위치를 비교하기 편하다.

https://www.google.com/maps/d/edit?mid=1SE6PE1UX_Q-8M-A_PrzajlZHyTcvobI&ll=35.39082647316582%2C137.2286105384365&z=8

 

Fate 무대탐방 - Google 내 지도

FSN + UBW 애니메이션 실제 장소 모음

www.google.com

이 포스트에서 소개하는 장소들은 전부 도쿄 근교에 있고, 지도상으로는 오른편에 몰려 있다.
일본 여행에서는 구글지도나 애플 지도가 거의 필수이기 때문에, 나중에 무대탐방을 간다면 이 지도를 그대로 참고해도 괜찮다.
다만 아주 촘촘하게 모든 포인트를 정리한 지도는 아니니, 더 깊게 파고들고 싶다면 일본 현지 블로그나 팬들이 정리한 자료도 함께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참고로 이 글은 2024년 3월 방문 기준 후기라서, 공사 여부나 상점 구성, 교통 동선은 현재와 일부 다를 수 있다. 실제 방문 전에는 지도 앱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좋다.

 

신토 번화가 - 가이힌 마쿠하리

가이힌마쿠하리는 본편에서 신토 번화가를 떠올리게 하는 장소로, Fate 팬이라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여기에 더해 UBW 애니메이션 12화의 배경이 되는 포인트들도 일부 확인할 수 있다.

가이힌마쿠하리역은 도쿄에서 지하철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당시 기준으로는 도쿄 메트로 패스만을 활용해 접근할 수 있었는데, 교통 정보는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으니 방문 전 재확인해보는 걸 추천한다.

가이힌 마쿠하리는 주위에 회사가 많고 사람도 꽤 있는 번화가다.
북쪽 출구쪽은 사람이 적은 편이지만, 남쪽 출구 쪽은 유동인구가 북쪽보다 많아서 사람 나오지 않게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실제로 가 보면 주변에 회사 건물이 많고, 유동인구도 꽤 있는 편이다.
특히 북쪽 출구보다 남쪽 출구 쪽이 훨씬 번화해서, 사람이 없는 구도로 사진을 찍기는 조금 어려웠다.

먼저 사람이 비교적 적은 북쪽 출구로 나가면 롯데리아와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북쪽 출구 왼편에는 육교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그 육교를 건너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UBW 12화에서 시로가 밤늦게 린을 찾아가는 장면과 유사한 구도가 나온다.

육교를 내려온 뒤 바로 앞 횡단보도를 건너서 다시 육교 방향을 바라보면, 애니메이션에서 익숙했던 배경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애니메이션 쪽이 인도 폭이나 원근감을 조금 더 넓게 잡아 둔 느낌이라, 현실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횡단보도를 건넌 뒤 조금 더 앞으로 가면 또 다른 육교가 보인다.

이 육교로 올라가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면 시로, 린, 세이버가 나란히 걷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배경이 나온다.

육교를 통해, 걸어왔던 길의 맞은편으로 내려가면 다른 장면의 배경을 볼 수 있다.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현장에 서 있으면 확실히 “이 장면이 여기였구나” 하는 감각이 있다.

이 주변은 식당과 편의점도 제법 많아서, 점심 시간대에 방문했다면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도 괜찮다.

다시 역으로 돌아와 남쪽 출구로 나가면, 바로 앞에서 시로와 린이 차양 아래를 지나가는 장면과 비슷한 배경을 볼 수 있다.

차양대를 기준으로 왼쪽을 바라보면 일행이 번화가에 도착한 장면이 나온다.

, 앞에 보이는 건물 쪽 구석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본편의 신토 번화가와 닮은 구도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작품 속 배경이 거의 20년 전 이미지에 가까울 텐데도 지금과 비교했을 때 큰 이질감이 없었다는 점이다.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작품의 분위기가 남아 있다는 게 신기했다.

남쪽 출구의 오른편으로 가면 애니메이션 속 버스 정류장 장면과 닮은 곳도 찾을 수 있다.

놀러 나갔다가 버스에서 내리는 장면, 비를 맞고 급히 돌아가는 장면을 떠올리며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돌아와서 알게 된 점이 있는데, 일본 현지 팬들이 정리한 블로그를 보면 가이힌마쿠하리에는 내가 본 포인트 외에도 출퇴근 장면, 일상 배경 컷에 사용된 장소가 꽤 많다고 한다.
좀 더 깊게 조사하고 갔으면 훨씬 알차게 돌 수 있었을 것 같아, 그 부분은 꽤 아쉬웠다.

 

UBW 애니메이션 12화 배경 - 미나토미라이

미나토미라이는 본편의 배경이 있는 곳은 아니고, UBW 애니메이션 12화 데이트 장면의 배경이 있는 곳이다.
UBW 팬이라면 한 번 방문해보는 걸 추천한다.

도쿄에서 출발하면 약 1시간 정도 걸리며 중간에 환승이 필요한데, 환승 노선이 도쿄 메트로 패스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선이다.
도쿄 메트로 패스를 사용하고 싶을 경우, 역무원에게 말을 걸어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선의 티켓값만 따로 지불해야 한다. (본인은 이렇게 했다.)
일본어가 자신없거나 말을 걸고 싶지 않을 경우, 맘 편하게
이쪽을 갈 때에만 일본 교통카드를 사용하거나 발권기에서 직접 티켓을 발권하고 가는 걸 추천한다.

가이힌마쿠하리와는 방향이 정반대라서, 두 곳을 같은 날에 묶기보다는 각각 다른 날 일정으로 분리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

미나토미라이역에서 내려 린코파크로 가면 본격적으로 익숙한 배경들을 볼 수 있다.
린코파크는 역 2번 출구 기준으로 도보 약 15분 정도인데, 내가 갔을 당시에는 정문 쪽 공사 때문에 조금 돌아가야 해서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역에서 공원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도시적인 고층 건물과 바다 분위기가 어우러져서 묘하게 부산 해운대 근처를 걷는 듯한 느낌도 든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역 밖으로 완전히 나오지 않고 건물 내부와 지하 연결 통로를 이용해 접근하는 방법도 있었다.
다만 길이 조금 복잡할 수 있어서, 길 찾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바깥 길로 가는 편이 더 편할 수도 있다.

린코파크는 생각보다 넓다.
산책하는 주민도 많고, 놀러 나온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완전히 한적한 느낌은 아니지만, 대신 실제 공원 자체가 워낙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서 걷는 맛이 좋다.

행복한 결혼생활 되시길

느긋하게 한 바퀴 도는 데에는 대략 45분 정도 걸렸다.

공원 바닷가 쪽으로 가면 다리가 하나 보이는데, 이 주변이 UBW 12화 주요 배경 포인트가 몰려 있는 구간이다.

아래 사진처럼 정면에 돌다리가 보이는 곳에 서면, 왼쪽에는 작은 언덕이 있고 오른쪽에는 돌계단이 보인다.
이 일대가 12화 공원 장면의 중심이라고 보면 된다.

왼쪽의 작은 언덕은 점심을 먹는 장면의 배경을 볼 수 있다.

거기서 조금만 올라가 고개를 돌리면 시로가 케첩을 묻힌 채 먹고 있는 장면과 비슷한 배경을 볼 수 있다.

또다시 시선을 돌다리 쪽으로 향하면, 린이 시로 입가를 닦아주는 장면의 배경도 나온다.

공터 중앙에서 돌다리 반대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시민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컷의 배경과 닮은 곳이 있다.

오른쪽 돌계단 쪽으로 가면 셋이 함께 앉아 있던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계단이 꽤 커 보였는데,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높지는 않다.

돌다리 위로 올라가 공원 중앙 쪽을 바라보면, 12화에서 보였던 공간감이 꽤 잘 살아난다.

바닷가 쪽에 있어서 그런가 수면 높이의 영향도 받는 듯했다.
내가 갔을 때는 썰물 시간대라 바닥이 조금 드러나는 모습이 보였는데, 시간대에 따라 풍경 차이도 꽤 있을 것 같다.

자리를 좀 옮겨서 잔디밭쪽으로 이동하면, 12화에서 시민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장면의 배경을 볼 수 있다.

UBW가 2014년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배경이 10년 넘게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반가웠다.
팬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 없는 풍경이 꽤 고맙게 느껴진다.

 

UBW 애니메이션 12화 배경 - 지유가오카

지유가오카 역시 본편보다는 UBW 12화의 배경이 나오는 곳이기에, UBW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이쪽은 쇼핑몰, 카페, 식당, 게임센터 등 편의시설이 많아서 분위기 자체가 활기차다.
그만큼 유동인구도 많은 편이라, 사진을 제대로 찍고 싶으면 사람이 적은 시간대를 노리는 게 좋다.

지유가오카역 남쪽 출구로 나와 바로 보이는 길을 따라 한 블록 정도 내려가면, 작품 속에서 본 거리 분위기와 비슷한 장소를 찾을 수 있다.
가다가 보면 12화에서 보였던 것과 비슷한 카페 트럭 같은 노점도 만날 수 있다.

내가 갔을 때는 크레페와 음료를 파는 작은 노점이었는데, 처음 사 먹어본 크레페가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일본 여고생쟝이 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들게 해주는 마법의 음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무대탐방을 하다 보면 단순히 사진만 찍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그 장소의 생활감까지 같이 체험하게 되는 게 재미있다.

조금 더 걸어가 오른쪽으로 꺾으면, 좌우로 카페와 장식물, 꽃집이 보이는데 이 주변도 12화 분위기를 떠올리기 좋다.

의자 비슷한 장식물은 카페에서 세워둔 장식물 아닌 좀 더 아래쪽에 있는 식당 쪽 장식물이고, 식당 메뉴판을 걸어놓은 것이다.

특히 꽃집은 간판과 진열된 꽃들이 잘 어우러져서, 작품을 몰라도 사진 찍기 좋은 장소였다.
내가 방문했던 날은 소나기가 막 지난 뒤라서 그런지 유난히 더 예뻐 보였다.

꽃집 사장님은 어깨까지 오는 단발의 미인(?) 남성분이셨다.
일상에선 보이기 힘들지만 예비군만 가면 귀신같이 보이는 머리 긴 남성을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반대로 아까 카페 트럭이 있던 쪽에서 왼편으로 올라가면 벤치와 옷가게 장면의 배경을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각도로 찍으려면 낮은 자세를 잡아야 할 것 같았는데, 이쪽은 사람이 계속 지나가서 실제로 그렇게 찍기는 조금 민망했다.
서서 구도만 비슷하게 맞춰 촬영했다.

지유가오카는 다른 포인트들에 비해 “정적이고 조용한 성지”라기보다는, 일상적인 번화가 속에서 장면을 찾는 재미가 있는 장소였다.
그래서 무대탐방 자체뿐 아니라, 도쿄 근교 산책 코스로도 꽤 괜찮게 느껴졌다.

 

후유키시 골목 - 사쿠라가오카

이번 일정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을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사쿠라가오카 쪽을 고를 것 같다.

이곳은 본편에서 시로의 등굣길과 순찰 장면의 배경이 있고, UBW 애니메이션 프롤로그, 1화, 4화, 9화와 연결해서 볼 수 있는 장소들도 있다.

주의할 점은, 목적지는 사쿠라가오카라고 해도 실제로는 사쿠라가오카역이 아니라 세이세키-사쿠라가오카역으로 가야 무대탐방이 수월하다는 점이다.

남쪽 출구로 나와 남쪽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다 보면 작은 하천과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면서 아래와 같은 배경이 보인다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다리를 건넌 뒤 왼쪽 골목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프롤로그에서 사쿠라와 길가메시가 마주치는 장면, 그리고 린이 염탐하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는 배경이 나온다.
아래 지도에서 표시해 둔 곳으로 가면 된다.

다만 도로에 그려진 표시가 현실에서는 꽤 크게 보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과 완전히 같은 비율로 찍히지는 않았다.

맑은 날, 평일 오전, 주택가 골목이라는 조건이 겹쳐서 지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덕분에 부담 없이 사진을 남기기 좋았다.

다시 다리 쪽으로 돌아와 언덕을 조금만 올라가면, 본편 컷신과 비슷한 분위기의 장소가 하나 나온다.

조금 더 가면 UBW 4화에서 사쿠라와 타이가가 시로에게 세이버 이야기를 묻는 장면의 배경도 확인할 수 있다.

위 사진에 나오는 전봇대를 기준으로 앞뒤 구도를 잡으면 느낌이 잘 살아난다.

계속 걸어서 아래 지도에 표시해 둔 포인트까지 이동한 뒤, 대로 쪽으로 내려가면 시로의 등굣길과 1화에 나온 주택가 장면과 비슷한 배경이 나온다.
길가라 구글 지도에 직접 포인트를 찍을 수 없어서, 근처 가까운 곳을 구글 지도 포인트로 잡았다.

위 사진을 찍었던 장소까지 이동한 거리를 아래 그림에 직접 표시해 뒀으니, 혹시 길을 못 찾겠다면 확대해서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버스 타고 편하게 갈 수도 있으니, 일본 교통카드가 있고 걷기 힘들다면 버스를 타도 상관없다.

사진에 보이는 집 앞으로 가면, 주민이 살해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장면 속 시로의 위치와 비슷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 집은 오랫동안 빈집인 거 같았는데 현실고증일지도? 성배전쟁은 실화다.

여기서 조금 더 아래 도로 쪽으로 내려가면, 9화에서 시로가 신호를 기다리던 장면의 배경도 있다.

사진 뒤에 보이는 입구는 지하철역이 아니라,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지하보도 입구다.

사실 이쪽은 포인트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길어서 체력적으로는 가장 힘들었다.
그런데도 가장 만족스러웠던 이유는, 동네 자체가 정말 아름답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이상적인 일본 주택가 골목 풍경이 그대로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면서 골목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부모님도 “이런 곳은 한번 가보고 싶다”라고 하실 정도였다.
사진을 찍으며 골목을 천천히 돌다 보니 거의 2시간 가까이 머물렀다.
평일 아침이라 조용했고, 날씨까지 좋아서 일본 골목 특유의 분위기를 즐기기에는 정말 좋은 장소였다.

봄에 가면 벚꽃까지 더해져 훨씬 예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해서 내가 다녀온 도쿄 근교 Fate 무대탐방은 일단 여기까지다.
본편의 상징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가이힌마쿠하리와 사쿠라가오카, UBW 12화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미나토미라이와 지유가오카를 추천하고 싶다.

무대탐방은 단순히 작품 속 장소를 확인하는 데서 끝나는 여행이 아니다.
직접 그 공간을 걷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작품 속 인물들이 지나갔을 법한 거리를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 좋아하는 작품이 훨씬 현실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이 있다.

Fate 시리즈를 좋아하고 도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하루 정도는 관광 일정에서 빼서 이런 성지순례 코스를 넣어 보는 것도 꽤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오사카 쪽 Fate 무대탐방도 정리해 보고 싶다.